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그때 그 시절 레전드 팀들
① 06/07 AC Milan 첫번째로 06/07시즌 AC밀란. 말디니-네스타-스탐-카푸 로 이어지는 역사상 가장 단단한 철의 장막 수비진과 중원의 지휘자 피를로, 원조 진공청소기 가투소, 쓰나미도 피해간 위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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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역사는 길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팀들은 많았다. 지난 포스팅에서 보았듯이, 축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수 많은 팀들이 있었다. 카카의 AC밀란, 무리뉴의 트레블 인터밀란, 무패 우승의 아스날, 퍼거슨의 맨유, 펩 바르샤의 티키타카, 레알의 갈락티코 등등 우리는 아직도 그 때 그 팀들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오늘 소개할 팀들은 앞서 소개한 팀들에 비하면 구단의 네임드와 스쿼드의 무게감이 좀 떨어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던, 비록 우리의 기억 속에 작지만 너무나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다시는 볼 수 없을 팀들이다. 잠깐 피고 지는 꽃이 더 생각나고 보고싶은 것처럼 오늘 소개할 팀들도 그러한 매력이 있는 팀들이다.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유럽의 빅클럽들은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한 시즌, 길게는 두 시즌을 유지하고 뿔뿔히 흩어져버린 이 들을 오늘 함께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나눠보고 싶다.
1. 레스터 시티 15/16 (감독: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4-4-2]
GK : 케스퍼 슈마이켈
DF : 대니 심슨, 웨스 모건, 로베르트 후트, 크리스티안 푸흐스
MF : 리야드 마레즈, 은골로 캉테, 대니 드링크워터, 마크 알브라이튼
FW : 오카자키 신지, 제이미 바디
첫번째로 소개할 팀은 2015/16 시즌 레스터 시티다. 축구팬들에게 너무나도 충격이었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EPL) 15/16시즌. 그야말로 언더독의 반란, 대 이변 시즌, 격동의 시즌이다. 14/15 시즌 챔피온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레스터 시티는 그 해 리그 14위를 하며 평범한 시즌을 보내며 리그에 적응하였다. 그리고 바로 다음 해 15/16시즌 EPL에 격동의 바람이 불어왔다.
전문가, 기자, 축구팬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이미 바디를 필두로 빠른 역습 축구를 구사하는 레스터 시티의 전술에 빅6구단들은 물론 대부분의 EPL 팀들이 한 팀, 두 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선수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레스터 시티지만 그들은 서로를 믿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그리고 마침내 2부리그에서 갓 승격해 올라온 레스터 시티는 구단 창단 이래 첫 EPL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정말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은골로 캉테의 말도 안되는 활동량과 커팅, 중원 장악력은 1.5인분을 넘어 2인분 이상의 활약을 해주어 팀 동료들을 자신들의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캉테의 짝이었던 드링크워터의 정확한 킥력은 레스터 시티의 가장 무서운 공격 전술중 하나였다. 그는 볼을 잡으면 지체없이 전방으로 뿌려주었고 그 패스들은 발이 빠른 레스터 공격진의 발 앞에 정확하게 전달되었다.
리야드 마레즈, 마크 알브라이튼, 제이미 바디 모두 발이 매우 빠르며 상대의 뒷 공간을 노려 침투하는데 능한 선수들이었다. 이들과 드링크워터의 시너지 효과는 상당했다. 눈에 띄진 않지만 누구보다 묵묵히 열심히 자기 역할을 해준 오카자키 신지의 공로도 아주 컸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는 바디와 투톱에 위치하고 있지만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엄청난 활동량과 수비 기여를 하여 바디가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수비와 싸워주며 자신을 희생하는 오카자키 신지와 보통 선수의 2배이상을 뛰어다니며 팀 동료들을 서포트해주는 캉테, 정확한 패스를 발 밑에 배달해주는 드링크워터의 공로에 힘입어 제이미 바디는 정말 물 만난 고기처럼 그라운드를 활개치며 상대 수비를 정신없게 흔들어댔다. 2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선수 생활의 꽃을 피운 바디지만 남들보다 늦은만큼 이 시즌 그의 공격력은 다른 공격수의 몇 배로 매서웠다.
그의 빠른 발과 침투력에 상대 수비들은 속수무책으로 뒷공간을 허용했고 그의 항상 한 박자 빠른 움직임과 슛팅 타이밍, 뛰어난 결정력은 정말 공포의 대상이었다. 비록 해리 케인(25골)에 한 골 뒤져 득점왕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공격에 있어서 임팩트와 팀에 끼치는 영향력만큼은 제이미 바디가 훨씬 앞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캉테, 바디만큼이나 중요했던 선수가 있는데, 바로 15/16시즌 레스터 시티의 에이스 리야드 마레즈다. 이 시즌의 레스터 시티가 무서웠던건 제이미 바디만을 믿고 역습 축구만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지공 상황에서 뛰어난 장점을 보여주는 마레즈가 있었기에 더 무서웠던 것이라고 본다. 이 시즌의 마레즈는 정말 경이로운 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드리블, 페이크 모션, 거기에 더해 엄청난 킥력과 중거리슛 능력까지 그 당시 EPL의 모든 팀의 왼쪽 라인에게 마레즈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그는 리그 37경기에 출장해 17골 11도움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시즌이 끝나고 자연스럽게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이 돌았다. 캉테를 시작으로 드링크워터, 마레즈를 비롯해 감독 라니에리까지 팀을 떠나고 수비진의 노쇠화와 부상이 겹쳐 레스터의 15/16시즌의 위압감은 저절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세대 교체가 서서히 이루어지면서 레스터 시티는 지금 빅6를 위협하는 안정적인 팀으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끝까지 팀을 지키고 있는 베테랑 제이미 바디는 아직까지도 많은 골을 터뜨리며 레스터 시티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레스터 시티의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축구팬들에겐 대이변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선수들의 피와 땀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실이 아니었을까?
올해의 감독상 :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올해의 선수상 : 제이미 바디
2. AS 모나코 16/17 (감독: 레오나르도 자르딤)

[4-4-2]
GK : 다니엘 수바시치
DF : 지브릴 시디베, 카밀 글리크, 제메르송, 벤자맹 멘디
MF : 베르나르두 실바, 파비뉴, 티에무에 바카요코, 토마 르마르
FW : 라다멜 팔카오, 킬리앙 음바페
두번째 팀은 2016/17 시즌 AS 모나코다. 이 시즌 모나코의 공격력은 유럽 어느팀과 견주어봐도 더 파괴적이었고 무자비했다. 노련하고 안정적인 포백라인을 비롯해 파비뉴와 바카요코가 지키는 중원 조합은 마치 03/04 시즌 무패 우승 아스날의 질베르토와 비에이라를 연상케 했다. 두 선수 다 플레이 스타일은 물론, 체격 조건을 비롯해 심지어 국적까지 질베르토, 비에이라와 닮은 점이 많았다.
오른쪽 윙에서 팀의 전체적인 플레이 메이킹을 담당한 베르나르도 실바는 전성기 후안 마타를 떠올리게 했다. 정교한 킥력과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은 플레이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주었고 그와 대조적인 하드워커적인 모습도 있어서 감독 입장에서는 정말 아낄 수 밖에 없는 훌륭한 선수였다. 이 당시 AS 모나코의 공격은 거의 실바의 발 끝에서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리그 37경기에 출장하여 8골 9도움을 기록하며 스탯적인 부분에서도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실바가 모나코의 오른쪽 공격을 담당했다면 왼쪽 공격은 멘디, 음바페와 좋은 호흡을 보여준 토마 르마르가 활약했다. 16/17시즌 르마의 왼발 크로스는 정말 유럽 탑클래스급으로 날카로웠다. 라다멜 팔카오를 겨냥한 자로 잰듯한 정확한 크로스뿐만아니라 통통튀는 예측 불가능한 드리블까지 겸비한 르마였다. 멘디의 라인을 타고 올라오는 오버래핑, 날카롭게 올라가는 르마의 크로스, 음바페의 파괴력있는 빠른 돌파까지 그야말로 모나코의 왼쪽 라인은 여러 가지 공격 루트를 가진 예측 불가능한 무서운 곳이었다. 르마는 리그 34경기에 출장해 9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모나코의 공격을 이끌었다.
AS 모나코 유스를 거쳐 16살 어린 나이에 프로 무대 데뷔를 한 음바페는 16/17 시즌 불과 17살의 나이에 팀의 에이스로서 혜성처럼 등장한다. 어린 나이 때문이 아니라 그냥 플레이 자체가 실로 엄청났다. 엄청난 속도의 순간 스피드, 수비를 두려워하지않는 저돌적인 돌파, 하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여유로움과 침착한 마무리 능력까지. 이건 도저히 10대 선수라고는 믿기지않는 플레이였다. 공격 지역 어느 자리에서든 그의 플레이는 빛이 났고 음바페보다 몇 배는 더 프로 생활을 오래 한 선수들이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그는 당해 시즌 29경기 15골 8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책임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를 거치며 EPL에서는 경쟁력을 보이지 못한 라다멜 팔카오는 다시 모나코로 돌아와 팀의 주장으로서 노련하고 훌륭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모나코 공격의 마침표를 찍는 그의 골 결정력은 그의 클래스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시즌 29경기에 출장해 21골 5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득점을 책임졌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AS 모나코는 파리 생제르맹의 독주를 끊어내며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 하지만 역시나 피냄새를 맡은 피라냐때처럼 여러 클럽들이 모나코의 우승 스쿼드 주축들을 노렸고 바로 다음 이적 시장에서 킬리앙 음바페, 베르나르두 실바, 티에무에 바카요코, 벤자맹 멘디 등이 팀을 떠났고 뒤이어 파비뉴와 토마 르마르까지 팀을 떠나게 되면서 그야말로 공중분해가 되버린다. 우승 스쿼드 주축선수들이 대부분 떠난 18/19 시즌부터 모나코는 강등권을 겨우 면하는 등 암흑기를 걷지만 역시 셀링 클럽답게 다시 잠재력있는 어린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며 팀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 또한 결국엔 빅클럽으로 떠날 운명.. 셀링 클럽의 비애가 아닐 수 없다..
3. 아약스 18/19 (감독: 에릭 텐 하그)

[4-2-3-1 or 4-3-3]
GK : 안드레 오나나
DF : 누사이르 마즈라위,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달레이 블린트,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
MF : 라세 쇠네, 도니 반 더 비크, 프랭키 더 용
FW : 하킴 지예시, 두샨 타디치, 다비드 네레스
역사와 전통이 있는 클럽이자 수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키워낸 아약스. 18/19 시즌의 아약스도 수 많은 스타들을 배출해냈다. 이 시즌의 아약스는 어마 어마한 공격력으로 전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했는데 리그에서는 무려 119골을 터뜨리며 리그 우승을 하였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예선에서 바이에른과 1-1 무승부, 3-3 무승부를 하며 명경기를 펼쳤고, 16강, 8강에서 각각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를 꺾으며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뤄낸다.
이 시즌 텐 하그의 아약스의 전술적 핵심은 바로 후방 빌드업이었다. 바르셀로나 유스출신이며 발 밑이 좋은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를 시작으로 후방 빌드업의 핵심인 블린트와 자기 진영 깊은 곳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관여하고 공수를 연결해주는 프랭키 더 용으로 이어지는 아약스의 빌드업은 굉장히 안정감이 있었다.
또한, 팀의 막내면서 주장인 더 리흐트가 굳건히 지키는 수비진은 매우 단단했으며, 세트피스에서 그의 머리는 아주 위협적인 공격 무기였다. 두산 타디치를 제로톱으로 세워놓고 상대방 골대 앞까지 적극적으로 침투하는 반 더 비크의 공격력도 엄청났다. 수비와 공격을 이어주는 더 용과 중앙과 최전방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는 반 더 비크의 조합은 마치 아약스에 눈에 보이지않는 유기적인 끈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하킴 지예시와 타디치의 공격력도 매우 무서웠다. 타디치는 리그에서만 총 28골 13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9골 7도움을 기록했다. 지예시는 16골 13도움으로 도움왕과 리그 전체 평점 1위를 기록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는 5골 4도움을 기록하며 두 선수 모두 정말 맹활약을 하였다.
젊고 패기있는 선수들과 노련한 베테랑 선수들의 조합이 정말 훌륭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 시즌을 끝으로 팀의 핵심 선수들이었던 더 리흐트, 프랭키 더 용, 반 더 비크, 지예시 등이 차례로 팀을 이탈하며 18/19 시즌의 강력했던 아약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역시 아약스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의 팀이며 늘 새로운 스타 유망주들이 탄생하는 곳답게 또 다른 뉴페이스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즈, 그라벤베르흐, 안토니 등등 새로운 스타들이 또 이 곳에서 얼마나 성장하여 월드클래스 선수로 발돋움할지 정말 기대된다.
현재 빅클럽과 연결되고 있는 아약스 선수로는 안드레 오나나(→ 인터밀란, 토트넘), 리산드로 마르티네즈(→ 바르셀로나), 그라벤베르흐(→ 레알 마드리드) 등이 있다. 텐 하그 감독 또한 EPL 구단들과 끊임없이 링크가 나고 있는 감독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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