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 , 4-3-3 , 4-2-3-1 , 3-5-2 , 3-4-3 ··· 축구에는 다양한 전술 포메이션이 존재한다. 당신이 선호하는 포메이션은 무엇인가. 과연 이 중에 가장 강한 포메이션이라는게 따로 존재할까? 그렇지 않다. 축구의 흐름은 끊임없이 바뀌고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 아무리 강했던 팀도, 완벽했던 전술과 완벽했던 포메이션도 언젠가는 새로운 팀과 전술에 의해 그 자리를 탈환당하고 구시대적인 프레임이 씌워져 구닥다리 이미지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축구의 나라 '우승 후보' 브라질이 독일에게 7-1 대패를 당하고, 완벽해보이던, 그 어떤 팀도 절대 이길 수 없어 보였던 바르샤의 티키타카 전술이 선 굵고 직선적인 독일 축구에 압도 당하고, 메시가 이끌던 바르셀로나가 뮌헨에게 8-2 대패를 당한다. 이처럼 축구는 정말 한치 앞도 알 수 없다.
또한 한 번 왕좌에 오르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자리에서 물러난다. 몇 년동안 황금기를 맞이하면 다시 몇 년동안 침체기를 맞이하고, 침체기 이 후엔 반드시 또 황금기가 찾아온다. 비에리, 토티, 네스타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데리고 2000년대 초반 유럽을 호령하며 2006 독일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획득한 이탈리아는 그들의 은퇴 후 수 년간 침체기를 맞이하다 무려 14년만에 유로 2020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고, 앙리, 지단, 트레제게 등 유럽 최고 스타들이 은퇴한 이 후로 쭉 하락세이던 프랑스는 유소년 시스템을 강화해 수 년간의 침체기 끝에 98년 자국 월드컵 우승 이 후 마침내 20년 만에 2018 러시아 월드컵 트로피를 차지한다. 사비,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라모스 등 최고의 선수들이 이끌던 무적함대 스페인은 2000년대 후반 ~ 2010년대 초반까지 황금기를 이끌다 그들 이 후로 지금까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속에 살아남기 위해선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해야하며, 계속해서 변화되는 흐름에 맞게 누가 더 빨리 적응하고 따라가느냐가 그 시대의 강 팀으로 살아남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강팀의 조건은 선수 개개인의 역량에 의해 좌우될까? 혹은 감독의 전술과 동기부여, 선수들의 심리에 의해 좌우될까?'
흑백 티비 속 축구 선수들이 활약하던 시절. 펠레, 요한 크루이프, 프란츠 베켄바우어, 에우제비오 등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축구의 전설들이 활약하던 그 시절엔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경기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지금으로썬 생소한 2-3-5 포메이션부터 2-3-2-3 포메이션 등은 과거에 대부분의 팀들이 사용하던 포메이션이다. 수비수 3명룰, 수비수 2명룰... 오프사이드 룰이 지금처럼 정비되기까지는 수 많은 규칙 변화가 있었고 그러한 영향으로 인해 저런 포메이션이 유행했었다. 그 속에서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의 역할은 명확했다. 수비수는 수비만, 공격수는 공격만하는 이러한 명확한 경기 시스템 속에서 펠레와 같은 선수들은 상대 수비를 혼자 힘으로 벗겨내고 골문까지 직접 위협했다. 사실상 감독의 전술과 리더십, 선수 관리 역량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더 중요시됐던 시기였다.
하지만 축구 룰의 변화, 새로운 전술, 진보된 환경 등 크고 작은 여러 변화들을 겪으며 지금의 모습까지 왔다. 현대 축구에서도 물론 선수 개개인의 역량은 팀 승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선수보다 중요한 것이 감독의 역량이고 전술이다. 그렇기에 구단은 무너져가는 팀을 되살리기 위해 스타 플레이어보다는 먼저, 훌륭한 명장을 데려오기 위해 큰 돈을 지불한다. 리버풀은 팀의 전설 제라드가 떠난 이 후 무너져가는 팀을 되살리기위해 클롭을 영입하고 그의 지휘 아래 리버풀은 지금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노리는 세계적인 강팀이 되었다. 오일머니 맨시티는 과르디올라를 선임한 이 후 진정한 강팀이 되어 지금의 모습이 완성되었다. 램파드 부임 이 후 무너져가던 첼시는 투헬 감독을 데려온 후 팀을 되살리는건 물론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가져와버렸다. 이것이 감독의 중요성이다.
사실상 유럽 5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역량 차이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다. 메시 정도의 신계(?)가 아닌 이상 전술과 감독 차이에 따라 그 역량이 폭발할 수도,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선수들이 감독을 보고 팀을 옮기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오늘은 단순히 다양한 포메이션을 살펴보고 장단점을 설명하기 위해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서론이 길었다.. 그럼 이제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 요즘 현대 축구에서 유행하는 포메이션과 그 밖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포메이션들을 몇몇 소개하도록 하겠다.
[4-3-3]
강점
4-3-3 포메이션의 주요 장점은 중앙에 세 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해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더블 피봇 즉,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사용하는 팀에게 수적 우위를 가질 수 있어 유리하다. 또한 빌드업, 라인 플레이, 전반적인 볼 점유권 싸움에 도움이 된다.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팀들은 선수들 사이에 삼각형을 만드려는 경향이 있다. 풀백-센터백-미드필더 / 3미들 / 윙포워드-미드필더-센터포워드 등 다양한 삼각형 형태가 그물처럼 짜임새있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 현존하는 포메이션 중에 가장 선수들간에 유기적인 움직임과 빌드업을 강조하는 포메이션이며, 후방 빌드업을 중요시하는 현대 축구에서 상당히 트렌디한 전술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세 명의 미드필더진은 두 명의 미드필더진보다 상대에게 높은 위치에서의 전방 압박을 가하기가 더 유리하다. 현대 축구에서 전방 압박(High-Pressing)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이전 포스팅에서 상세하게 설명해놓았다. 보통 4-3-3 포메이션 전술은 1명의 홀딩 미드필더와 좀 더 전진배치된 2명의 미드필더로 역삼각형 형태로 배치되는데 여기서 1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나머지 두 미드필더진과 수비라인의 사이 공간을 커버하여 좀 더 짜임새있는 수비형태를 구축할 수 있다.
약점
4-3-3 포메이션의 가장 큰 약점은 단일의 센터 포워드가 고립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4-3-3에서 센터 포워드는 혼자서 2-3명의 센터백과 경합을 펼쳐야한다. 이것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으며 실제로 엄청난 견제를 받게된다. 최악의 경우 경기 내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견제만 당하다가 끝날 수도 있는 포메이션이어서 이 전술은 센터포워드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다수의 센터백과 경합해도 밀리지않을 좋은 신체를 갖고 있거나, 아니면 맨시티의 쓰리톱 중앙 포워드처럼 신체조건은 뛰어나지 않으나 볼을 다루는 기술과 소유 능력, 센스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단순히 골만 잘 넣는 포워드로는 4-3-3의 쓰리톱 중앙 포워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낼 수 없다는 뜻이다. 바르샤와 뮌헨에 빌드업 축구를 전파하고 맨체스터 시티로 온 펩 과르디올라는 말했다. "포메이션은 phone number(전화번호)에 불과하다." 즉, 숫자에 불과할뿐 경기장 내에선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정해놓은 포메이션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실제로 과르디올라의 4-3-3에서 센터 포워드는 상대 수비와 엄청난 경합을 펼치지않는다. 윙포워드와 센터 포워드, 세 명의 미드필더가 서로의 위치를 수시로 스왑하며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말인 즉슨, 4-3-3의 가장 큰 약점인 단일 센터 포워드의 고립을 전술로써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말이다.
대표적인 팀
펩 과르디올라 하의 바르셀로나 - 부스케츠, 사비, 이니에스타로 이어지는 3미들은 축구 역사상 가장 강했던 미드필더 라인으로 손꼽힌다. 이 시절 바르샤의 티키타카 전술은 4-3-3의 장점인 유기적인 빌드업 플레이의 끝판왕 격인 면모를 보여주었고 크루이프에서 과르디올라로 이어진 이 4-3-3을 토대로한 축구 철학은 정말 색이 뚜렷하고 강한 전술 중 하나였다. 그리고 미드필더진이 이렇게 편하게 볼을 소유할 수 있었던데는 펄스 나인(False-Nine)으로써 경기장을 누비고 다니던 메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얘기이기도 하다. 메시의 볼 소유능력이야 뭐 세계 최고 수준이고 기술과 센스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클래스 높은 선수였기에 이 전술이 아무 무리없이 잘 돌아갔다고 할 수 있다.
지네딘 지단 하의 레알 마드리드 - 가장 베이직하고 교과서적인 정통 4-3-3의 모습인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이다. 포백과 그들을 보호하는 홀딩 미드필더(카세미루), 두 명의 중원의 지휘자(크로스, 모드리치), 전형적인 반대발 윙포워드(호날두, 베일), 득점력, 기술력, 패싱력, 볼소유능력, 키핑력 등 다재다능함을 가진 센터 포워드(벤제마)까지. 정말 그야말로 4-3-3 포메이션의 각 포지션에서의 가장 이상적인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다. 이 시기 레알 마드리드는 그 어떤 팀보다도 강한 팀이었으며, 챔피언스리그 3회 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위르겐 클롭 하의 리버풀 - 클롭의 리버풀은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팀들 중 가장 선 굵고, 빠르고, 강한 압박을 펼치는 팀이다. 클롭 전술의 핵심은 하이-프레싱(high-pressing =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 후방 빌드업을 중요 시하는 현대 축구 특성상 골키퍼부터 빌드업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맞서 전방 공격수들이 상대의 골키퍼와 수비진의 빌드업 시 강한 압박을 가한다.)과 게겐-프레싱(gegen-pressing = 협력 수비. 상대가 볼을 잡았을 때 동시에 3, 4명의 선수가 빠르게 사방에서 압박하여 볼을 탈취한다. 자기 진영에서 수비를 갖추기 전에 상대 진영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공을 빼앗고 곧 바로 역습에 들어간다. 역습으로 전환하는 그 순간을 트랜지션(transition) 이라고 한다.)이다. 마네와 살라. 발 빠른 양쪽 윙포워드와 펄스 나인 피르미누의 강한 전방 압박, 게겐-프레싱을 통한 볼 탈취 후 마네, 살라를 이용한 빠른 역습, 세계 최고 수준의 양쪽 풀백 로버트슨과 알렉산더-아놀드, 월드클래스 센터백 반 다이크까지. 클롭 부임 이 후 지금의 리버풀은 그야말로 완성형이다.
펩 과르디올라 하의 맨체스터 시티 -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가 가장 베이직하고 교과서적인 정통 4-3-3이었다면, 펩의 맨시티는 가장 현대적이고 세련된 4-3-3이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에는 흔히 말하는 정통 스트라이커(키 크고 신체 조건 좋은 타겟형 스트라이커)가 존재하지않는다. 그나마 스트라이커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는 175cm의 왜소한 체격의 가브리엘 제주스 정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펩 체제하에 필연적으로 만든 환경이다. 펩은 신체적으로 뛰어나지않아도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를 센터 포워드로 기용한다. 그래서 심지어 윙포워드나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선수들도 펩 아래에서는 센터 포워드로써 출전해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다. 필 포든, 페란 토레스, 베르나르두 실바, 케빈 데 브라위너와 같은 선수들이 펩 전술 안에서 자유도를 부여받은 센터 포워드로써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클롭의 리버풀이 빠른 템포와 강한 압박, 라인 플레이의 축구를 펼치는 팀이라면 펩의 맨시티는 선수들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한 포지셔널 플레이로 아기 자기하게 빌드업을 만들어가며 공격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맹렬히 공격하여 상대를 무너뜨리는 팀이다.
[4-4-2]
강점
4-4-2 포메이션에서 최전방에 2명의 공격수는 4백을 사용하는 상대팀의 두 명의 센터백을 지속적으로 괴롭혀줄 수 있다. 또한 상대의 공격 상황 시에 두 명의 공격수가 상대의 수비진이 미드필더진으로 공을 연결하여 주는 것을 차단하기에도 용이하다. 이 때문에 상대가 중앙을 통해 게임을 풀어나가기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 또 한 가지 장점으로는 4-4-2는 카운터 어택(counter-attacks : 역습)을 펼치기에 가장 용이하고 밸런스가 잘 갖춰진 포메이션이다. 중앙 수비와 풀백, 중앙 미드필더와 넓은 미드필더(윙 미드필더), 두 명의 센터 포워드로 이어지는 구성은 선수들 간의 간격이 촘촘하며, 공격 방향 또한 중앙과 사이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수들간의 겹겹이 쌓여있는 촘촘한 간격 때문에 수비적인 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포메이션이기도 하다. 풀백을 지원하는 넓은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으로 상대의 윙포워드가 위협적인 선수일 때 두 명의 협력 수비로 그 위협을 막아낼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윙 플레이보단 중앙에서 빌드업을 통한 중앙 지향적 공격 패턴을 주로 선보이는 팀에게는 약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약점
구조적으로 탄탄하게 균형잡혀있고 수비적으로 안정적인 4-4-2 포메이션이지만 공격적으로는 자칫 단순한 공격 패턴으로 상대에게 간파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앙 수비수와 중앙 미드필더, 센터 포워드는 모두 동일한 패스 라인에 놓여있다. 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포지션에 국한되지않고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경기장을 휘젓고 다닌다면 다양한 공격 패턴이 생성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되면 이번엔 수비적으로 탄탄하고 균형잡힌 틀이 무너진다. 따라서 4-4-2를 사용하는 팀이 공격적인 측면에서 단순하지 않은 패턴이면서 수비적으로는 구조적이고 균형잡힌 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포메이션보다 선수들이 2배는 더 뛰어줘야한다. 체력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다른 약점은 바로 4명이 한 줄로 이루어진 두 개의 라인 사이의 공간을 커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4-4-2포메이션을 쓰는 팀들은 보통 일자로 두 줄 수비를 지향한다. 따라서 4백과 4명의 미드필더 두 줄 사이의 공간이 너무 넓어지면 상대의 날카로운 침투패스로 앞에 4명으로 이루어진 미드필더라인 한 줄이 속수무책으로 허수아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4-4-2에서 4명이 한 줄이된 라인은 마치 한 몸이 된 것처럼 함께 유기적으로 움직여서 뒷 공간을 허용하지 않도록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며 포백라인과의 간격에도 신경을 써서 수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약점은 당연히 중앙에서의 수적 열세이다. 요즘 추세가 3미들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인데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4-4-2 특성 상 아무래도 중앙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것을 커버하기 위해선 두 명의 선수가 공수 양면으로 일반적인 선수들보다 1.5배 이상은 뛰어줘야 수적 열세를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체력적인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대표적인 팀
아르센 벵거 하의 03/04시즌 아스날 -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창립 이 후 첫 무패우승이자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의 03/04시즌 아스날이다. 역대 프리미어리그 팀들 중에 가장 강력했던 팀 중 하나로 꼽히는 03/04 아스날은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던 가장 유명한 팀 중 하나이다. 애슐리 콜 - 솔 캠벨 - 콜로 투레 - 로렌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수비라인과 피레스, 융베리의 양쪽 윙어, 그리고 유럽 역사상 최고의 투톱으로 손꼽히는 티에리 앙리 - 데니스 베르캄프 투톱까지. 하나같이 화려하고 공수 양면으로 정말 탄탄한 스쿼드였다. 하지만 필자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아스날의 무패 우승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는 중앙에 더블 피봇 패트릭 비에이라와 질베르토 실바라고 생각한다. 많은 활동량으로 공수 양면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여야하는 4-4-2의 중앙 미드필더 특성상 가장 이상적인 조합은 '박스 투 박스 - 홀딩 미드필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 아스날에선 비에이라가 마치 과거 굴리트를 연상케하는 공수 양면에서의 미친 활약으로 박스 투 박스의 정석을 보여줬다. 또한 질베르토는 수비적으로 크게 기여하여 아스날의 수비진에 한 층 더 안정감을 더 해주었다. 193cm, 185cm의 거구 두 선수의 왕성한 활동량은 마치 세 명의 미드필더가 있는 것처럼 꽉 찼고 활발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하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201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부임한 이 후 어느덧 10년차 감독인 시메오네. 그는 수 년간 이어지던 라리가의 바르셀로나 - 레알 마드리드의 양당체제를 깨뜨린 매우 능력있고 혁명적인 감독이다. 그는 부임 초부터 지금까지 4-4-2 포메이션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제 4-4-2 포메이션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팀 색깔 그 자체가 되었다.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는 일단 매우 수비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데 탄탄한 수비라인을 비롯해 4명의 미드필더 라인은 수비 시 소위말해 두 줄 수비 형태를 띈다. 토마 르마르 - 사울 니게스 - 토마스 파티 - 코케의 4미들과 투톱의 처진 포워드로서 자유도를 부여받은 그리즈만은 시메오네 전술의 핵심이었다. 이 5명의 선수는 공격과 수비를 다같이 했는데 공격 시 볼을 빼앗겨 수비로 전환할 때의 트랜지션 속도가 정말 어마 어마하게 빨랐다. 공격을 하다가 빼앗겨 역습을 당하는 상황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 5명 정도가 엄청난 스프린트로 자기 진영으로 미친듯이 달려가서 수비를 지원했다. 이들의 엄청난 체력과 그리즈만의 수비 가담은 4-4-2 포메이션의 약점으로 불렸던 체력적인 부담과 중앙에서의 수적 열세 문제 모두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전술과 선수진도 시간이 지나면 기량이 저하되고 간파당하기 마련이다.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0년 간 이어오던 전술의 간파와 선수들의 노쇠화가 겹쳐 점점 하락세에 들어서는 듯하다. 올 시즌 중반까지 온 상황에서 리그 순위 5위를 달리고 있고 최근 리그에서는 4연패를 기록 중이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확실하다.
[4-2-3-1]
강점
수비적인 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포메이션이 4-4-2라면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밸런스가 가장 안정적인 포메이션은 4-2-3-1이다. 이 포메이션의 가장 핵심적인 선수는 아무래도 10번롤을 맡을 2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데 그 선수의 역량에 따라서 공격력이 좌우되고 그의 수비적 기여도에 따라서 중원에서의 힘싸움의 승자가 결정된다. 4-2-3-1의 양쪽 풀백은 4-4-2와 마찬가지로 공격 시 마음 놓고 오버래핑을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4-4-2에서는 양쪽의 넓은 미드필더가, 4-2-3-1에서는 2에 해당하는 더블 피봇이 오버랩을 나간 양쪽 풀백의 자리를 메꿔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0번롤의 선수가 공격에만 치우치지 않고 밑으로 내려와 빌드업에도 관여를 한다면 중앙 미드필더가 3명이 되는 셈이되서 2명의 미드필더를 쓰는 팀에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이상적인 더블 볼란치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형 미드필더와 수비력이 뛰어난 왕성한 활동량의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약점
앞서말했듯이, 4-2-3-1 포메이션에서 수비 상황 시 10번롤 선수의 수비 기여가 중요한데 이 역할을 맡은 선수가 공격에만 치우쳐 수비 지원이 부족하다면 더블 피봇 선수들에게 그 수비 부담이 가중된다. 예를 들어 3명의 미드필더로 압박하는 팀에게 수적 열세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약점은 풀백의 공격적인 성향에 의해 팀의 공격력이 좌우된다는 점이다. 더블 피봇을 사용하는 포메이션은 공격 숫자가 다른 포메이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더블 피봇은 공격보단 수비적인 기여에 더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풀백이 공격을 지원해줘야하는데 풀백의 공격력이 약하거나 혹은 풀백이 오버랩으로 나간 자리를 더블 피봇이 제대로 메꿔주지 못해 마음놓고 오버랩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연쇄적으로 공격력 저하까지 따라올 수도 있다.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졌을 때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안정적인 포메이션이 되는게 바로 4-2-3-1이다.
대표적인 팀
레알 마드리드 갈락티코 2기 (11/12시즌) -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2기는 4-2-3-1의 가장 완벽하고 훌륭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하던 팀이었다. 카시야스를 시작으로 라모스-페페-아르벨로아의 수비라인은 매우 견고했고, 세계 최초로 플레이 메이커형 풀백이라는 개념을 정립한 마르셀로는 레알의 공격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다. 딥-라잉 플레이 메이커형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와 수비형 미드필더 케디라의 더블 볼란치 조합도 빌드업과 수비적인 부분 모두 매우 안정적이었다. 호날두 - 외질 - 디 마리아로 이어지는 2선 공격진과 스트라이커 벤제마의 조합은 이름 값도 화려하지만 그들의 플레이는 정말 경이로웠다. 이때가 이 선수들의 최전성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실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외질은 플레이 메이커로써 10번롤을 완벽하게 잘 수행해냈고 호날두의 공격력과 외질의 도움 능력의 시너지효과가 정말 대단했다. 갈락티코 1기(호나우두, 지단, 피구, 베컴, 구티, 마케렐레, 호베르투 카를로스, 이에로 ···) 가 그 이름값 면에서는 더 화려했을지 몰라도 팀적으로 더 밸런스있고 강했던 팀은 2기라고 생각한다.
바이에른 뮌헨 - 왼쪽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이끌던 12/13시즌, 오른쪽은 한스 플릭이 이끌던 19/20시즌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은 과거부터 4-2-3-1 포메이션을 즐겨쓰는 대표적인 클럽이다. 선 굵고 직선적인 독일 축구와 공수 밸런스가 안정적인 4-2-3-1 포메이션의 시너지가 매우 좋다는 것이 뮌헨이 이 포메이션을 즐겨쓰는 이유일 듯 하다. 두 시즌은 트레블(리그 우승, 리그컵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4-4-2 Diamond]
강점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은 중앙에 위치한 미드필더들이 다이아몬드 형태를 띄고 있어 다이아몬드 4-4-2로 불린다. 이 포메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중앙에서의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윙어가 존재하지 않는 포메이션인만큼 중앙에 힘을 실어 4명의 미드필더가 중원을 지배한다. 보통 요즘 왠만한 팀들은 3명의 미드필더를 두거나 심지어는 2명의 중앙 미드필더만을 두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팀들에게 4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존재하는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과의 중원싸움은 힘겨운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엇갈린 미드필더 배치는 수비 시 라인 사이 사이의 공간을 선점해 수비하기 수월하게 만들며 중앙에 두 명의 미드필더는 넓은 형태로 벌려 수비를 지원하거나 공격에 새로운 옵션을 추가해줄 수 있다.
약점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은 풀백의 엄청난 활동량을 필요로 한다. 공격 시 풀백의 오버랩이 없으면 라인을 타는 윙 플레이를 이용한 공격이 팀에 하나도 없어 중앙으로의 공격 루트만 남아 단순한 패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풀백이 날개 쪽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해야만 이 포메이션을 쓰는 의미가 있다. 이 포메이션에서 풀백과 더불어 뛰어난 역량을 필요로하는 포지션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투톱을 지원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있는 선수이다. 다이아몬드 4-4-2의 공격의 핵심이자 거의 모든 공격루트가 이 포지션에 있는 선수를 거치게 된다. 따라서 여기서 10번롤은 물론 크랙으로서의 역량까지 필요로 하므로 팀의 에이스를 맡고 있는 높은 클래스의 선수가 필요하다. 이 선수의 역량에 따라서 공격이 좌지우지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풀백의 90분 내내 뛰어다닐 수 있는 왕성한 활동량과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량이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들이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을 시 이 포메이션은 아무런 장점도 발휘할 수가 없어서 약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대표적인 팀
06/07 AC밀란 - 아마 밀라노에 연고가 있지않은 AC밀란팬 중 90% 이상은 이 시절의 AC밀란을 보고 팬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나 또한 검빨의 박시한 유니폼을 바지에 넣고 경기장을 휘젓고 다니던 로쏘네리의 레전드 06/07의 카카를 보고 AC밀란에 한동안 빠져있었던 기억이 있다. 철의 장벽이라 불렸던 말디니-스탐-네스타-카푸의 포백 라인과 셰도로프-피를로-가투소로 이어지는 미드필더 라인은 공격과 수비, 딥-라잉 플레이 메이킹까지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위치 선정의 신 인자기와 21세기 가장 완벽한 공격수 중 하나인 셰브첸코의 투톱까지 완벽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AC밀란 전성기의 핵심이자 메날두 시대 직전의 마지막 발롱도르 수상자 카카의 활약은 정말 역대급 임팩트를 보여주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보면 이 때 밀란이 왜 강했는지 알 수 있는데 선수들의 역량도 역량이지만 가장 핵심적으로 주목할만한건 바로 '밸런스'다. 일단 좌우의 밸런스가 매우 좋다. 187cm의 큰 키로 풀백과 센터백을 겸하여 볼 만큼 수비적으로 뛰어난 말디니가 좌측의 수비를 단단하게 만들고 같은 좌측 라인의 중앙 미드필더 셰도로프가 공격적인 부족함을 채워준다. 셰도로프는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윙어로도 뛸 수 있을만큼 공격적인 미드필더다. 우측에서는 브라질 레전드 오른쪽 풀백 카푸가 자신의 장점인 엄청난 공격력을 바탕으로 활발하게 공격가담을 해주고 우측 라인의 중앙 미드필더 이태리산 진공청소기 가투소가 자신의 위치보다 아래로 내려와주며 수비적 부담을 줄여준다. 이런식으로 좌우의 밸런스를 맞춰 공수 양면에서 단단한 안정감을 유지했다. 중앙에서는 팀의 모든 빌드업 과정을 지휘하는 피를로의 후방 플레이 메이킹과 팀의 공격을 이끄는 전방 플레이 메이커 카카가 상대 수비를 흔들어댔다. 이들은 이렇게 하나의 유기체로써 개인에 역량과 더해 팀으로써 하나의 모습을 보여주며 유럽을 지배했다. 해당 시즌 밀란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에이스 카카는 발롱도르를 받으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09/10 인터밀란 - FC포르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첼시의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이루고 인터밀란의 지휘봉을 잡은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09/10 시즌 인터밀란이다. 06/07 AC밀란과 선수들의 역할이 비슷한 점이 많았다. 수비적으로 치중한 크리스티안 키부와 스탄코비치의 공격적인 커버. 공격적인 풀백 마이콘과 자네티의 수비적인 지원. 해당 시즌 아쉽게 발롱도르를 놓친 슈나이더의 플레이 메이킹까지. 공수 양면으로 탄탄하고 안정적이었던 인터밀란은 해당 시즌 트레블을 이뤄낸다. 06/07 AC밀란과 더불어 09/10 인터밀란은 4-4-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의 대표적인 팀으로 꼽힌다.
[3-5-2]
강점
후방에서부터 차근 차근 만들어가는 후방 빌드업의 중요성이 대두된 요즘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의 패싱 능력은 필수적인 조건으로 따라온다. 보통 쓰리백에서는 왼쪽과 오른쪽 센터백은 공격 상황 시 슬금 슬금 앞으로 전진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족한 팀의 공격력을 지원하여준다. 또한 내려앉은 팀을 상대로 얼리 크로스나 기습적인 중거리슛팅까지 공격 옵션으로 소화할 수 있어야해서 단순히 수비력만이 아닌 킥력과 전진 능력 또한 어느정도 갖춘 센터백이 쓰리백 좌우에서 매우 선호된다. 투톱과 중앙의 세 명의 미드필더를 통한 중앙 공격 루트와 공격적인 좌우 윙백의 사이드 공격 루트, 거기다 방금 언급한 좌우 센터백(리베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선수)의 공격적인 지원까지 3-5-2 포메이션에서의 공격 루트는 매우 다양하다. 또한 중앙의 세 명의 미드필더는 상대팀과의 중원 힘겨루기에서도 밀리지않거나 혹은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팀에게 수적 우위를 점할 수도 있어서 매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2명의 센터 포워드는 4백을 사용하는 팀의 2명의 중앙 수비수를 지속적으로 괴롭혀줄 수 있으며 2명의 포워드와 2명의 중앙 미드필더, 양 쪽의 윙백을 이용한 높은 위치에서의 강한 압박도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다. 원볼란치 형태로 딥-라잉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하는 1명의 처진 미드필더는 후방의 세 명의 센터백, 전방의 두 명의 미드필더, 양 쪽 사이드의 윙백들과 편안하게 유기적인 패스를 주고 받을 수 있어 빌드업 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에 용이하다. 안드레아 피를로,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지뉴와 같은 소위 말하는 '레지스타(Regista)' 유형의 선수들이 자신의 장점을 100% 끌어내기에 적합한 포메이션이다. 수비 시에는 양쪽 윙백이 내려와 5백 형태를 띄어 수비적으로도 탄탄한 대열을 유지할 수 있다.
약점
현대 축구에서 윙백과 풀백의 중요성은 이미 다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쓰리백을 기반으로 하는 포메이션은 윙백의 역량에 따라 팀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공격 시에는 윙어의 역할을, 수비 시에는 풀백의 역할을 해야해서 경기 내내 끊임없이 공수를 오갈 수 있는 엄청난 활동량과 체력, 성실함이 요구된다. 만약 풀백이 수비적인 역할이나 공격적인 역할 중 하나라도 잘 소화해내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쓰리백은 수비적으로 취약함이 드러나게 되고 공격 지역의 투톱은 고립될 수 있다. 또한 3미들의 앞에 두 명의 선수에게 공격적인 재능과 창의성을 요한다. 사실상 후방과 전방, 사이드까지 모두 이어주며 공격을 이끄는 공격 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어서 이 위치에 선수들의 역량에 따라 팀의 공격력이 좌우되기 때문에 그들의 뛰어난 활약이 반드시 요구된다.
대표적인 팀
안토니오 콘테 하의 인터밀란 - 콘테가 이끌던 인터밀란은 3-5-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팀 중 하나였다. 스위퍼 스테판 데 브리와 양 스토퍼 알레시오 바스토니, 밀란 슈크리니아르로 구성된 쓰리백은 정말 단단했고 그 앞을 지켜주는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셀로 브로조비치의 안정감이 팀의 밸런스에 엄청난 역할을 했다. 좌우 윙백에는 주포지션이 윙어인 이반 페리시치와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윙백 아치라프 하키미를 배치해 활발한 사이드 공격을 이끌어냈다. 또한 메짤라로 뛸 수 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인터밀란의 실질적 에이스 바렐라의 중원조합도 팀의 공격력을 높이는데 일조했고 빅 앤 스몰 조합의 투톱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루카쿠의 조합은 세리에A 역대 최고의 투톱 조합이었다. 콘테 부임 전 인터밀란이 챔스권에 간신히 들 정도의 팀이었다면 콘테 이 후로 구축한 쓰리백의 인터밀란은 우승권을 노리는 강팀으로 변모했다. 콘테 부임 첫 시즌 리그 2위 → 두 번째 시즌 리그 1위(우승) → 콘테가 떠난 이번 시즌 리그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3-4-3]
강점
3-4-3 포메이션의 강점은 3-5-2 포메이션의 강점과 대부분 동일하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전방의 원톱 스트라이커를 보조하는 두 명의 포워드인데 여기엔 윙포워드가 위치할 수도 있고 트레콰르티스타(공격형 미드필더)형 선수가 위치할 수도 있다.(와이드 포워드라고도 불린다.) 3-5-2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제외한 앞에 두 명의 미드필더보다 3-4-3에서 원톱을 지원하는 두 명의 와이드 포워드가 좀 더 공격적으로 전진배치된다. 상대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의 사이 공간을 점유할 수 있고 상대 수비진을 끌어내기에 용이하다. 3-5-2가 좀 더 밸런스가 좋고 안정적인 포메이션이라면 3-4-3은 그것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포메이션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전방에 배치된 세 명의 선수를 이용해 포백을 사용하는 상대의 수비진에 사이 사이 공간에서 강한 하이-프레싱을 넣는 전술도 상대 입장에서 굉장히 까다롭게 다가올 수 있다.
약점
앞서 설명한 3-5-2 포메이션의 약점과 동일하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3-5-2 포메이션과 다르게 더블 피봇을 사용하는 3-4-3 포메이션 특성상 전방의 와이드 포워드 선수들의 수비 가담이 없다면 중원싸움에서 수적 열세에 시달릴 위험이 있다.
대표적인 팀
토마스 투헬 하의 첼시 - 20/21시즌 클럽의 레전드 램파드의 부진으로 무너져가던 첼시는 토마스 투헬을 소방수로 팀에 영입한다. 시즌 중반부터 합류한 투헬은 첼시의 전술을 전면 개편하며 팀을 끌어올렸고 부진하던 선수들의 폼까지 되살아난다. 투헬 체제하에서 완벽하게 쓰리백으로 탈바꿈한 첼시는 20/21시즌 4위로 마무리하였고 내친김에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차지하며 투헬 감독에 대한 첼시팬들의 기대는 의문에서 확신으로 뒤바뀐다. 발이 느리고 수비력이 부족한 레지스타 조르지뉴의 활용법을 잘 몰랐던 램파드 감독과 달리 투헬은 쓰리백과 하드 워커 캉테를 옆에 둠으로써 조르지뉴의 수비 부담을 줄어주었고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그는 마침내 2021년 발롱도르 3위를 할 만큼 엄청나게 성장하여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반열에 오른다. 매 경기 다른 선수들의 1.5배이상을 뛰어주는 캉테는 박스 투 박스로써 역할을 100% 소화해내며 수비와 공격의 연결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리버풀에 앤디 로버트슨과 알렉산더-아놀드가 있다면 첼시엔 벤 칠웰과 리스 제임스가 있다. 이 젊은 두 풀백은 이번 시즌 첼시의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실로 엄청난 활약을 하였고 그들의 이러한 활약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가장 고무적인건 메이슨 마운트가 투헬 아래에서 제대로 잠재력이 폭발해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첼시의 공격은 마운트가 다 이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 가지, 티아구 실바와 아스필리쿠에타 등 주전 선수들이 슬슬 노쇠화되고 있어 그 대체자들이 시급했는데 수 많은 임대 생활 끝에 돌아와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트레보 찰로바와 긴 첼시 생활 끝에 드디어 투헬 체제하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의 활약 덕분에 첼시는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현재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EPL의 유럽 축구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는 투헬의 첼시다.
오늘은 최근 유럽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포메이션에 대해 알아봤다. 모든 포메이션이 각자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어서 어느게 가장 강하고 약한지는 판단할 수 없으며, 서로 서로 상대적일 수 밖에 없다.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는, 완벽했던 전술과 포메이션도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있는 그것이 바로 축구의 매력이 아닐까싶다. 최근 감독과 전술의 중요성에 경기 승패가 좌우되는 현대 축구에서 축구보는 맛이 더 살아나고 있다. 명장들간의 두뇌싸움, 전술, 교체 타이밍, 홈팀의 이점, 경기장의 분위기, 경기 흐름 ··· 초록색 잔디 위에 동적인 움직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그 외적인 것에 시선을 돌려보길 바란다. 아는만큼 보이고 보려고 하는만큼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
'고트풋볼 > 축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드불 프로젝트, 그들은 어떻게 축구계를 점령했는가? (feat. 랄프 랑닉) (9) | 2021.12.22 |
---|---|
향후 10년 축구계를 빛낼 찬란한 미래, U-21 WORLD BEST 11 (0) | 2021.12.17 |
'스파이더 손' 손흥민과 톰 홀랜드 드디어 SNS 맞팔로우! (0) | 2021.12.07 |
축구 역대 득점 순위 [호날두 공식 경기 통산 800호 골 달성 기념] (0) | 2021.12.03 |
다시 볼 수 있을까? 짧지만 강력했던 그때 그 팀들 (0) | 2021.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