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38일만에 프로에 데뷔해 버밍엄시티 최연소 선수가 된 주드 벨링엄은 엄청난 잠재력과 재능으로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을 끌었다. 수 많은 클럽이 그를 데려오려고 경쟁했지만 결국 2020년 여름, 유망주들의 천국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22.75m에 그를 데려오는데 성공하게 된다. 버밍엄 시티에서 성장해 팀에게 보여줬던 헌신과 거액의 이적료를 남겨주고 떠난 그의 공로에 버밍엄 시티는 그의 등번호 2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였다. 그리고 생애 첫 분데스리가 데뷔 이 후 첫 경기에서 벨링엄은 도르트문트 역대 최연소 득점 선수가 된다. 당시 17세였던 벨링엄을 보고 도르트문트의 파브르 감독은 "나는 그의 지능적인 플레이에 흥미를 느꼈다. 벨렝엄과 같은 선수에겐 나이 따위는 중요치않다. 그는 공간에 대한 이해력과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가 수비하는 방식 또한 좋아한다. Jude는 우리에게 많은 전술적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고 놀라운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다. 그는 6번과 8번 위치 모두에서 뛸 수 있으며, 뛰어난 패싱력을 가졌다. 그와 함께 (지금껏 시도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전술 시스템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하였다. 18세의 벨링엄은 이미 도르트문트의 확고한 주전이 되었고 이른 나이에 벌써 잉글랜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 시즌 그는 리그 13경기에 출전해 2골 5도움으로 팀 내 도움 1위이며 엘링 홀란드에 이어 팀 내 평점 2위를 달리고 있는 등 엄청난 활약을 해주고 있다.
파브르가 강조했듯이 벨링엄은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는 다재다능하며,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도 경기장 어디에서든 넓은 미드필더와 풀백, 공격진과 연계플레이를 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기장 전역을 누비고 다닌다. 그의 히트맵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자신의 포지션에 국한되지않고 경기장 이곳 저곳에서 공격지원과 수비가담, 빌드업 등 많은 임무를 수행해준다. 그리고 그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서의 재능도 보여주는 지표다.
벨링엄은 중앙에서 상대의 강한 압박 속에서도 편안하게 볼을 간수할 수 있으며 그것을 넘어 날카롭고 빠른 침투 패스까지 넣어주는 인상적인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공격 시 상대 수비 바로 앞까지 도전적인 드리블로 상대를 끌어낸 후 절묘한 타이밍에 동료에게 패스를 주어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데도 능하다. 그것은 그가 압박 속에서도 볼을 소유하고 경기를 풀어낼 능력과 자신감에서 나오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도르트문트가 비교적 검증이 덜 된 10대 선수에게 큰 돈을 투자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그는 데뷔 첫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28번의 드리블 시도를 하였고 60%의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21/22 시즌엔 아직 13경기 밖에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26번의 드리블 시도와 63%의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 폴 포그바, 케빈 데 브라위너, 루카 모드리치 등 월드클래스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한 시즌 드리블 수치가 보통 40회 ~ 50회 중반의 시도와 60% ~ 73% 사이의 성공률을 보여준다는 것을 감안해봤을 때 조금 더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어린 선수가 저 정도 수치를 보여주는 것은 매우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버밍엄 시티 시절 그는 어린 선수들에게서 예상할 수 있듯이, 지나친 자신감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빈번히 있었다. 자신의 드리블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쉬운 패스길이 있음에도 드리블을 하다가 소유권을 상대에게 넘겨주는 경우가 있었고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공격 시의 전체적인 템포에 맞추지 못하고 너무 섣부른 킬패스를 넣어주다가 공을 빼앗기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로 인해 버밍엄에서는 74.9%라는 중앙 미드필더 치고는 낮은 수치의 패스 성공률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는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이 후 한층 성숙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파브르 감독의 지도하에 그는 스스로 무리해서 무언가를 해보려하거나 상대와의 1:1을 억지로 승리해내려고 하지 않고 좀 더 확률높은 패스와 드리블로 어린 나이에도 농익은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그로인해 그가 도르트문트에 온 이 후 첫 시즌과 이번 시즌 패스 성공률은 84%로 버밍엄 시절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패스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럼에도 킬패스와 기회 창출 횟수는 더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래도 팀의 퀄리티 차이도 있겠지만, 챔피언십리그보다 분데스리가가 리그 수준이 훨씬 더 높은 것을 감안해본다면 정말 그가 많이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데뷔 첫 시즌 벨링엄은 29경기에 출전해 14개의 키패스와 17개의 기회 창출을 했고, 이번 시즌엔 13경기에 출전해 16개의 키패스와 21개의 기회 창출을 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봤을때 경기를 절반도 채 뛰지않았지만 골과 어시스트는 물론 모든 세부 스탯이 전부 다 상승한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앞으로도 그의 상승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는 3-4-1-2 , 3-4-3 , 4-3-1-2 포메이션 등 다양한 전술로 경기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4-2-3-1 포메이션과 4-3-3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 벨링엄은 중앙 미드필더, 더블 볼란치, 메짤라 심지어 윙어로 까지 출전하며 어느 포지션에서든 다 자신의 역할을 해주며 전술적 다양성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본래 공격적 재능을 가지고 있어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에서 뛸 수 있는 벨링엄이지만 중앙 미드필더와 더블 볼란치로도 뛸 수 있다는건 그가 수비력 또한 갖춘 선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벨링엄은 때때로 과도한 태클과 몸싸움으로 너무 많은 열정을 보여주긴 하지만 상대 선수와의 경합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하드워커적인 모습은 그가 조금만 제어할 수 있다면 팀 적으로 봤을 때는 엄청난 이득이 될 수 있다. 그가 아직 10대 선수라는 것을 감안해봤을때 이런 모습은 그가 정신적으로도 얼마나 강하며 담대한 선수인지 알려준다.
버밍엄 시티에서 10번롤을 수행했던 벨링엄은 도르트문트에서 훨씬 더 자주 수비적인 역할의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상대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덜 해지겠지만 그의 태클 능력과 가로채기, 적절한 포지셔닝으로 팀의 전체적인 공수 밸런스에 크게 기여한다. 이번 시즌 그의 더블 볼란치 파트너인 악셀 비첼과의 호흡도 좋은데 둘은 서로의 간격을 최대한 좁히며 플레이하여 많은 활동량으로 중앙을 지배한다.
그의 수비적인 능력도 파브르 감독이 그를 더블 볼란치로 경기에 출전시키는 이유 중 하나이긴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그의 볼 소유 능력과 빌드업 주도 능력 때문이다. 그는 짧은 패스 위주로 끊임없이 동료들에게 다양한 패스 옵션을 제공하며, 왼쪽 풀백 위치나 오른쪽 풀백 위치까지 내려가 풀백을 공격적으로 전진하게 하고 그 라인 윙어를 중앙 쪽으로 들어올 수 있게끔 움직임을 만들어 준다. 또한 가능하면 빠르게 공을 몰고 전진하며, 빠른 타이밍에 침투 패스를 찔러줘 상대의 수비진에 균열을 만들어낸다.
언급했다시피 그가 후방에서 빌드업에 관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가 진짜 '재능'인 이유는 바로 자신의 포지셔닝 인식 능력이다. 다른 말로 오프 더 볼 움직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잘하는 선수들은 대게 축구 지능이 높다고 평가받으며, 동료들의 패스 활로를 열어주는데에 큰 역할을 한다. 해버지 박지성 선수가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부족한 신체 능력을 이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커버해 퍼거슨에게 전술적 중용을 받았었다.
2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전술을 자주 사용하는 도르트문트 특성상 중앙에 악셀 비첼과 벨링엄은 상대적으로 3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팀들이 많은 요즘 현대 축구의 흐름상 수적 열세를 가지고 경기를 해나가는 경우가 많다. 1명이 부족한 미드필더 싸움에서 압박이 조금이라도 들어온다면 공을 잡기 힘든 두 선수겠지만 벨링엄은 빈 공간을 향한 끝없는 지능적인 움직임으로 상대의 레이더망에서 슬쩍 벗어난다. 그로인해 마크가 약해진 벨링엄을 향한 후방에서의 빠른 패스가 전달되고 그 상태에서 패스를 받은 벨링엄은 몸만 돌리면 상대에게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개 방식은 후방에서의 부정확한 패스로 볼을 가로채기 당하거나 다른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없으면 반대로 위협을 당할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모든 선수의 활발한 움직임과 후방에서 정확하게 빠른 패스를 넣어줄 선수가 필요하다. 도르트문트에서는 젊은 공격진 선수들 (엘링 홀란드, 지오반니 레이나, 율리안 브란트, 도니얼 말런 등등) 이 활발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여주고 훔멜스라는 발 밑이 정교한 센터백이 있기에 가능한 전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
18세의 슈퍼 재능 주드 벨링엄은 향후 2~3년 안에 전세계 모든 클럽이 원하는 월드클래스 선수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의 주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메짤라, 윙어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으며 포지셔닝 지능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인해 전술적 다양성을 시도해볼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이다. 볼 소유와 드리블 능력이 동나이대에서는 거의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지만 좀 더 훌륭한 선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패스의 정교함과 슛팅 능력을 키워야할 필요가 있다.
현재 그는 리버풀과 강하게 링크되고 있는 상황이다. 3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한 4-3-3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리버풀의 전술 특성상 벨링엄은 굉장히 잘 맞는 옷을 입을 가능성이 많다. 앤드류 로버트슨 - 사디오 마네로 이어지는 왼쪽 라인과 알렉산더 아놀드 - 모하메드 살라로 이어지는 오른쪽 라인의 공격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은 벨링엄과의 시너지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며 그의 합류는 점점 노쇠화가 진행되려 하고 있는 리버풀의 미드필더 라인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그의 몸 값은 £70.00m으로 처음 도르트문트가 그를 데려왔을 당시 £22.75m보다 3배 이상이 상승했다. 당장은 팀을 떠나지않을 것으로 생각되는 벨링엄을 추후 어느 클럽이 데려가려고 하더라도 그의 몸 값은 앞으로 천문학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우 10대의 나이에도 유럽에서 자신의 잠재력과 가치를 증명해낸 잉글랜드의 미래 주드 벨링엄. 그의 성장이 어디까지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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